[Interview] 전남도의회 전경선 부의장
▲ 부의장 취임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성과와 아쉬웠던 점은?
- 작년 7월에 출범한 제12대 전남도의회의 의정구호가 “소통하는 의정, 도민에게 신뢰받는 의회”이다. 도민 눈높이에 맞는 소통하는 의정 추진으로 도민에게 신뢰받고 일하는 의회를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함축했다. 의정구호에 걸맞는 의회가 되려면, 의원들이 스스로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것이 기본이다.
- 이번 12대 의회는 그 어느 때보다 “열공모드”였다는 것을 자부할 수 있다. 의원들이 공부하고 연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데, 의원들로만 결성된 연구단체가 11개나 된다. 자치분권, 지방소멸 위기대응, 기후위기 극복 등 도민의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야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는 물론이고, 현지활동과 현장 정책토론회 등을 병행해 도민과 함께 소통하는 자리도 자주 가졌다.
- 조례나 정책을 입안할 때도 철저한 자료 분석 또는 간담회, 토론회, 세미나 등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번 12대에서 6개월간 활동한 토론회, 세미나, 공청회 등 실적이 무려 105회나 된다. 제11대 의회가 6개월 평균 40회 개최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162% 많은 수치이다. 그만큼 도의원들이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펼친 거라고 봐 주시면 된다.
- 이러한 여러 활동들이 공신력 있는 평가기관을 통해 인정도 받았다. 2022년 행안부 주관 지방의회 우수사례 경진대회와 여의도정책연구원 주관 지방자치평가에서 전남도의회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전남권 의대 신설' 건이 제외된 것은 아쉽다.
- 새해에는 반드시 전남권 의대 유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의회에서 전력을 다하겠다. 지난 13일에는 전남지역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우리도의회가 주관해 국회에서 열린‘전남도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대토론회’을 다녀왔다. 국회의원, 시장·군수, 광역·기초의원, 향우회 등 400여 명 넘게 참석했는데, 전남 내 의대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큰 지 다시 한 번 실감했다.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도민들의 기대를 져버리면 안되겠구나, 2023년에는 전남권 의과대학 설립이 현실이 되도록 총력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재선의원으로서 지난 제11대와 이번 제12대 활동을 하면서 중점을 뒀던 부분은?
- 의원이라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일이 당연한 숙명이다. 제11대에 초선 도의원으로서는 파격적으로 보건복지환경위원장으로 바로 활동했다.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다. 목포시의원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다보니, 도의원으로서 활동은 자신감이 넘쳤었는데, 만만치가 않았다. 공부할 게 너무 많고, 찾아가 볼 곳도 많아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시절이었다. 그렇게 뛰어다니다 보니, ‘전라남도 저소득 도민 국민건강보험료 등 지원 조례’, ‘전라남도교육청 중증장애인 진로 확대를 위한 일자리 사업 조례’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좋은 조례를 많이 만들게 됐다. 그 공로를 인정 받아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우수조례상’,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등 상을 많이 받았다. 힘들었지만, 보람이 몇 배는 큰 시간들이었다.
- 제11대 후반기에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는 전국 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 및 사무총장 활동도 병행했다.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관철되기까지 전국 지방의회와 연대해 선봉에 섰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이 통과되고 나서는 전남도의회 차원에서 후속조치를 마련하느라 쉼 없이 달려왔다.
- 이번 제12대에 재입성하면서는 부의장으로 선출되어 도정 전반을 챙기고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백 년을 내다보고 전남에 유익한 굵직한 현안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특히, 도민의 30년 염원을 하나로 모아서 정부와 국회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서 전남에 반드시 국립 의과대학을 신설하도록 하겠다.
- 최근 전남도 주민 1인당 세출예산이 전국 1위, 사회복지예산이 2위로 전국 17개 시·도 중 도민에 대한 재정지원이 가장 높은 수준이라는 기사를 봤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달려 온 지난 노력들이 도민 행복에 일정부분 일조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
- 하지만, 코로나의 긴 터널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로 인해 물가 폭등, 경기 침체 등 위기 속에 있는 도민의 고통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데 앞으로 지역 주민의 민원과 요구 정책들을 적극 반영해 나갈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다.
▲ 올해 전남도의회 운영방향은?
- 올해 전남도의회의 의정활동을 이끌 새로운 화두는 민생이다. 도민의 삶을 수호하고 지역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여론을 수렴한 의안 발굴과 정책개발에 힘쓰는 한 해를 만들겠다. 전환의 기점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집중하겠다.
둘째, 200만 도민의 30년 숙원인 전남권 의대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 셋째, 급격한 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대응 마련에도 앞장서겠다. 넷째,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국제농업박람회·국제 수묵비엔날레·전국체전 등 굵직한 행사의 성공개최를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 지속된 경기 침체 상황과 코로나19의 재유행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위기 극복을 위한 부단한 우리의 노력은 결국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 믿는다. 일하는 의회, 하나 되는 의회의 역할에 더 충실하며 도민의 삶에 힘이 되겠다.
- 제12대 원구성되고 “일하는 의회를 만들자”고 도의원들과 서로 약속했었다. 2023년도에는 전남도의회가 “일 잘 하는 의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앞으로 집행부와의 관계설정은?
- 최근 의회 자체적으로 실시한 주민 대상 설문조사 결과, 의회에 바라는 점으로 집행부 견제보다는 정책 제시나 중앙정부와 협조, 현장 소통 등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 의회가 주체가 되어 주길 바란다는 요청인데, 책임있는 대안 제시로 도정을 견인하는 의회의 역할을 약속하겠다.
- 집행부와의 관계는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과 견제의 조화를 이루어 나가겠다.
▲ 그동안 진정한 자치분권 실현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할 사항은 무엇이고, 전남도의회 차원에서 어떤 노력을 할 계획인지?
- 지방자치법이 전부개정 됐지만, 지방의회는 여전히 지방정부와 대등한 위치에 놓여있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지방의회의 실질적 독립과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방의회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
- 지난 해, 전국 시도의회운영위원장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는 지방의회의 역량을 결집하는데 앞장서 국회 계류 중인 지방의회법 조속 처리를 촉구한 바 있고, 제12대에 들어와 지난 제364회 임시회에서는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건의를 대표 발의했으며 기고,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외부적으로는 개정된 지방자치법에서 담지 못한 주민자치회 도입, 확실한 재정분권 등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시행령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언론 등과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 또한, 지방자치의 핵심적 요소 중 하나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강화, 정책지원 전문인력 확대 등을 지속적으로 공론화해 나갈 계획이다.
- 내부적으로는 지방의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야할 것이다.
- 우수 인재 채용과 공정한 인사관리, 교육훈련을 통해 조직의 안정성을 유지하고, 전문기관 주관의 교육참여와 의원 연수, 연찬회 기회 확대, 의원들의 연구모임을 활성화 해 의원과 의회의 전문성과 정책역량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 더불어 집행기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기능에도 충실하고 현안문제 해결은 물론 대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선도적 의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 도민들을 위한 관심도 남다르지만, 도민을 상대하는 공무원의 권익 증진을 위해 애쓰시고 있다고 들었다. 공무원 입장에서 체감이 되도록 하신 일이 있는지?
- 일반도민과 이를 상대하는 공무원은 결코 상충관계가 아니고, 동행관계이다. 공무원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이 담보돼야 도민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게 평소의 지론이다.
- 지난 해에는 「전라남도 민원 처리 담당자 보호 및 지원 조례」를 대표발의해 제정했다. 민원 해결을 위해 무수한 공무원들을 만나왔는데, 생각보다 많은 공무원들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민원담당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했다. 이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민원인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민원담당자에 대한 실효적인 예방과 지원조치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 전남도는 조례를 근거로 2023년부터 안전한 근무환경 조성을 위해 CCTV, 비상벨, 녹음기 등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안전요원을 배치하며, 비상대응팀을 구성·운영해 모의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 이어 전남교육청에도 같은 조례가 제정되었다. 인권 존중 문화가 확산되는 좋은 현상이다.
- 지난 해 11월에는 전남도의 불합리한 인사제도에 대해서도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의 폐쇄적인 인사시스템에 대해 직원들이 불만이 많다. 공무원 근무성정평정, 승진, 전보 등 인사시 납득하고 예측가능한 인사를 해 줄 것을 주문했다.
- 인사 조치 후, 인사에 만족하지 못한 직원들에 대해 고충관리시스템이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는데, 인사에서 왜 소외됐는지 납득시켜야 하고, 고충이 무엇인지 보듬어줘야 한다. 그런 시스템을 운영할 것을 요구했다. 인사는 투명해야 하고, 인사로 인해 직원의 마음이 다치면 안 된다.
- 전남도에서는 근무성정평정 전체순위를 일체 비공개하는 방침을 바꿔 원할 경우, 개인에게는 점수를 공개하겠다고 개선했다.
▲ 지방대학에 대해서도 상당히 관심이 많으신 것 같아요. 지방대학이 왜 중요한지 한 말씀 부탁한다.
- “지방대학이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말이 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대학위기는 지역 경제를 침체시켜 지방소멸을 가속화시킨다. 지방소멸이 지방대학의 위기를 불러오고, 이렇게 만들어진 지방대학 위기는 지방소멸의 위기를 조장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 지난 해, 각종 평가에서 탈락해 휘청거리고 있는 전남도립대 운영실태에 대해 내 살 깎는 심정으로 강하게 비판했는데,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 대학이 빠질 수 없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재 전남도는 전남도립대 정상화를 위해 발전위원회를 꾸려 혁신방안을 수립, 세부 실천계획을 이행 중이다. 2월 도립대 업무보고를 받을 때는 계획한 대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겠다.
- 정부발표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 수도권 주요대학을 지방 이전시킨다고 했다. 수도권 쏠림현상 완화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실효적인 해법이 지방대학에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의과대학이 전남에 설립되면 경제적 파급효과도 크다. 의과대학이 없어 연간 1조 5천억 원의 의료비용이 원정진료로 유출되고 있는데, 다른 경제적 효과를 빼고 의료비용만 따져봐도 상당하다. 이렇게 지방대학과 우리 지방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 사실 목포시민은 지역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 목포의 발전을 위해 어떤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몇 가지만 말씀해 주신다면?
- 목포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도시에 걸맞게 관광객 2천만 명을 해상케이블카와 연계한 관광인프라를 대폭적으로 확충하고 있다. 또한, 2021년 정부로부터 전남 최초로 ‘법정문화도시’에 지정되어 2026년까지 198억 원을 투입해 문화도시로 조성되고 있으며, 지방정원 조성사업에 선정돼 국도비를 포함 80억 원을 투입해 입암산을 7가지 테마로 꾸미고 있다.
- 김영록 전남지사가 새해 첫 날, 제104회 전국체전 주경기장인 목포종합경기장을 찾을 만큼 전남도에서도 전남도 체육발전을 위해 목포에 행정을 집중하고 있다. 전국체전을 위해서 국도비 530억 원이 지원되고, 목포시가 추가로 618억 원을 들여 총 1천 148억 원이 투입된다.
- 그리고, 목포시는 청년정책과 일자리정책을 통합해 ‘청년일자리통합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남에서 센터를 통합 운영하는 곳은 목포가 유일하다.
- 2021년에는 전남사회적기업성장지원센터를 목포로 유치해 목포시의 사회적경제기업의 성장을 돕고 있다.
- 또한, 지역특성에 맞게 도시재생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어느 정도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 주관 ‘2023년 생활밀착형 스마트기술 지원사업 공모’에 서산동 보리마당 일원이 선정돼 국비 5억 원을 포함해 9억 원이 지원될 계획이다.
- 이렇게 목포는 문화관광, 체육, 청년, 일자리, 도시재생 등 다양한 분야에 노력을 하고 있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읍면이 없는 도시로 정부 각종 공모사업에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산업구조를 혁신해 일자리가 있는 경제도시로 변모하겠다는 의지도 크다.
- 최근 조선 수주량이 늘어나가고 있는 추세에 맞물려 조선업 인력을 늘리는데 힘쓰고 있으며, 친환경선박·해상풍력 등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신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목포시의 노력이 언젠가는 빛을 보리라 기대하고 있다.
▲ 목포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 현재 목포는 물가 폭등, 경기 침체, 시내버스 운행 중단 등 지역 서민들의 삶을 더욱 힘들게 하는 악재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 이런 상황에서 2023년 새해가 밝았다. 풍요를 상징하는 토끼와 인간의 지혜를 상징하는 검은 색이 만난 검은 토끼의 계묘년이다. 항구도시다운 끈끈함, 강임함, 지칠 줄 모르는 근성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는 목포시민 여러분의 가정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도약하는 활기찬 한 해가 되시길 바란다.
- 오늘도 전라남도의회와 나 전경선은 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전남도의회에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