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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땅이 민주당 밭인가?
의도적이냐, 계획적이냐
전남 목포에서 열린 제104회 전국체전 개막식에서 행사 주최 측과 다름없는 전남도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기념사 직전에 행사장을 대거 떠나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14일 전남도와 대한체육회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부터 목포종합경기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록 전남지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체전 개막식이 열렸다. 개막식에는 전국 17개 시·도 대표단은 물론 18개 국가 해외동포 선수단, 전남도민 등 1만5000여 명이 모였다. 전남도의원 30여 명도 윤 대통령 등 VIP석 인근 지정 좌석에 앉았다.
하지만 도의원들은 유인촌 장관의 개회사, 김영록 전남지사의 환영사가 끝나고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개회사 중 대부분 자리를 떴다. 이어 윤 대통령이 기념사를 했는데 VIP석 인근에 별도로 마련된 좌석에 앉은 체육회 관계자 등이 대부분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도의원들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었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인사는 서동욱 전남도의회 의장과 전경선 부의장 정도였다.
중앙 정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민주당의 반감이 이번 전남도의원 집단 이석 사태로 이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적잖다. 전남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청구 등으로 격하게 대치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이 윤 대통령을 포함해 여권 인사들이 다수 참석한 행사에 오래 자리하기가 불편했을 것”이라며 “일찍 자리를 떠 대면하지 않는 소극적인 형태로 반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멀리까지 온 손님들에 대한 예의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힘 전남지역 황두남(영암·무안·신안), 김종운(나주·화순), 추우용(순천·광양·곡성·구례) 당협위원장들이 전국체전 개회식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 기념사 직전에 행사장을 대거 떠난 전남도의원들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피켓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대통령 축사 전 집단 퇴장한 전남도의회는 반성하고 도민에게 사과하라”, “정치의 기본도 모르는 전남도의원들이 전남발전을 어떻게 말할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황두남 당협위원장은 “전남도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전남도의원들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이기에 민주당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지역 당협위원장들은 이날부터 도의원들이 사과할 때까지 전남도청과 전남도의회 앞에서 피켓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전남도의원들은 대기한 버스를 타고 지역구로 돌아가기 위해 미리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까지 언론 등을 통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전남도의회는 전체 61석 중 57석을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로 구성됐을 정도로 야당의 세가 강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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